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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또 새롭다…묵직한 여운 <소리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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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요시사신문 작성일20-10-16 13:16 조회2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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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우의 연기가 어디까지 새로울 수 있을까. '소리도 없이'에서 유아인은 단순히 외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넘어선 연기로 자신의 외연을 넓힌다. 대표작 '사도' '베테랑' '버닝'에서 더 나아간 유아인이다. 범죄물이라는 장르를 통해 선과 악에 대한 통찰을 풀어낸 영화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완성도도 한몫했지만 유아인의 연기가 지워지지 않는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소리도 없이'는 납치한 아이를 맡기고 죽어버린 의뢰인으로 인해 계획에도 없던 유괴범이 된 두 남자의 위태로운 범죄 생활을 그린 영화로, 유아인이 유재명과 함께 출연한다.

유아인은 극 중 어떤 연유인지 말을 하지 않으며 범죄 조직의 뒤처리일로 근근이 살아가는 태인 역을, 유재명은 극 중 태인과 함께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인 창복 역을 각각 맡았다. 이야기는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살아가는 두 남자, 태인과 창복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달걀도 팔다 범죄 조직에서 살인한 이들을 묻어주는 일을 한다. 태인은 묵묵히 근면 성실하게 일을 하고 창복은 이 일이 자신들의 몫이 된 것에 대해 감사히 여기는 선량한 인물. 두 사람은 그렇게 나름의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이들 앞에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긴다.

태인과 창복은 범죄 조직으로부터 "잠시 사람 좀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면서 납치된 초희(문승아 분)라는 아이를 맡게 된다. 범죄 조직은 의뢰인이 죽어버리자 아이를 맡기게 되고, 이들은 뜻하지 않게 한순간에 유괴범이 되고 만다.

초희는 낯선 장소에 끌려오지만 침착하게 태인의 집에 적응해가고, 태인과 창복은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하나 둘 씩 늘어가게 된다. 이들이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시체 처리'라는 일에서부터 도덕적 기준은 모호해진다.

영화는 그렇게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리고 이후에 벌어지는 전개에서 각 인물들도 그렇게 풀어낸다. 관객들은 각 캐릭터들의 행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게 되고, 영화는 인간의 선과 악이 상황과 환경에 따라 변화되는 과정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유아인이 제작보고회 당시 밝혔던 '동시대성'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점차 맞고 틀린 것, 옳고 그른 것을 규정하기 어려워져가는 사회에서 단호한 판단은 더 어려워진다. 장르는 범죄물이지만 선과 악에 대한 감독의 통찰력이 깊게, 한편으론 흥미롭게 그려진 영화다.

감독의 의도를 캐릭터에 집약해 살려내는 이는 유아인이다. 15㎏ 증량부터 삭발까지 외적인 변신도 놀랍지만 대사 없이 영화 그 자체를 전달하는 힘을 보여주는 연기가 더 놀랍다. 느릿하고 둔하지만 순수하게 행동하는 태인 그 자체로 녹아든 완벽한 연기였다.

객관적인 도덕적 기준에서 범죄가 벌어진 상황과 완전히 대비되는 태인이라는 인물을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연기로 표현해낸 셈이다. 기부된 옷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잔뜩 쌓인 태인의 비닐하우스 집, 그리고 사람답게 사는 법을 모르는,

무더운 여름 낡은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살아가는 태인의 삶에서 느껴지는 공기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태인의 말 소리를 들을 순 없지만 각 순간마다 예민하게 감정을 표현해낸 연기는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그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궁금하게 한다.

유아인 뿐만 아니라 유재명과 문승아의 호연도 인상적이다. 유아인이 "쇼킹했었다"고 했던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와 신인 감독의 범상치 않은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으로 새로운 영화가 완성됐다. 10월 17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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