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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정말 이게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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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12-07 12:18 조회5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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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림<토요신문 주필∙대표이사>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헌정파괴와 국격실추의 주범 박근혜를 즉각 탄핵하고 구속하라는 3만의 촛불민심이 마침내 지난 10월 29일 18시 광화문 광장에서 활활 타올랐다. 이 1차 촛불집회를 시발로 매주 토요일마다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면서 수만, 수십만, 수백만 분노의 함성이 전국각지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3일 6차 대규모 집회는 광화문 광장에 170만 명의 시민이 운집했고 부산, 광주 등 70여 곳에서 62만, 해외집회를 제외한 전국에서 232만 명의 단군 이래 최대인파가 몰렸으나 비폭력 평화집회의 신화는 계속됐다.

필자도 한 사람의 주권자로 집회에 단골참석을 마다하지 않았다. 촛불민심의 뜻은 한마디로 박근혜 즉각 퇴진이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세월호 침몰 4∙16을 형상화 한 416개의 횃불이 타올랐다. 7시간 부재를 규명하라는 7시 촛불소등에는 미국대사관저마저 불이 꺼졌고 죄수복의 박근혜 초상까지 등장했다. 이어 한영애의 ‘홀로아리랑’에 170만 참가자들은 감동과 전율의 합창으로 화답했다. 어쩌면 외로운 섬 독도는 온 국민의 참담함과 자괴감을 대변해주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증한 것 같아 오싹 소름이 돋기조차 했다. 박근혜 퇴진은 백만이 안 되면 천만, 천만이 안 되면 5천만 촛불이 함께 해야 한다. 그래서 역사 대전환의 혁명적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불행의 역사에서 희망의 역사, 불통의 역사에서 소통의 역사, 특권의 역사에서 고질적 비리와 적폐를 청산하는 평등의 역사로. 지금 촛불은 횃불이 되어 국민축제로, 문화제로 분노를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유일한 촉매제다.

하야라는 고품격의 단어는 박근혜에게 과분한 표현이다. 모두에서 결론을 개진하자면 박근혜의 즉각 퇴진과 구속은 시대가 요구하는 국민적 합의요, 준업한 명령이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국정농단, 국기문란, 헌정파괴로 여타 전임자들의 부정이나 비리와 그 괘를 달리하고 있다. 말하자면 최고통치권자라는 사람이 정신 나간 한 아녀자에 의해 조종을 당하고 국정을 농단 당했다는 사실이 오천만 국민에게는 더 참담한 치욕이다. 대통령조차 1+1인 황당한 시대, 타인에게 영혼을 빼앗기고 정신조차 지배당한, 백옥주사, 태반주사에 얼빠진 식물인간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동맹파업, 동맹휴업에 국민 불복종운동, 여기에다 국조, 특검과 파면, 횃불로 타오르는 대국민적 분노는 질서있는 퇴진이나 명예퇴진을 말하기엔 이미 민심의 인계점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두루뭉술 공을 국회로 넘긴 박근혜의 졸렬한 꼼수는 죽기를 작정한 마지막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정권이양의 정당한 법 절차는 현재 헌법밖에 없다. 자진사퇴가 당사자의 정치적 결단이라면, 탄핵은 헌법에 명시된 사법적 수단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을 논외로 하자면 결국 개헌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킨다. 역시 박근혜의 3차 담화문의 속내는 국회가 알아서 헌법을 개정하여 자신의 임기를 단축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정도의 모호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제 버릇 개 못주는 눈치 보기와 떠넘기기식 비열한 작태의 전형이다.

이에 가뭄 끝 단비를 만난 새누리의 환생 부역내시 이정현, 김진태, 김무성, 서청원 등 친∙비박들은 내년 4월 퇴진, 6월 대선 시나리오로 거센 역공을 펼쳤다. 참으로 역사와 민심을 거스르는 반역의 수괴답다. 비박이 제시한 4월퇴진은 국민을 우롱하는 정략적 처사며 범죄피의자로 지목된 박근혜로 하여금 면죄부를 주는 꼴이다. 이제라도 탄핵으로 선회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특검 역시 비록 야당이 추천은 했지만 자신이 임명하고 수사를 받는다면 어찌 공정수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도둑놈한테 도둑놈을 심판할 사람을 선택케 한 것이 엎질러진 물이라면 적어도 계급장만이라도 떼고 붙어야 조금이나마 의롭고 당당하지 않은가,

퇴진이나 탄핵을 떠나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김기춘과 우병우, 문고리 3인방에 최고 권력자와 상위포식자, 대기업들과의 공생적 유착이나 뇌물수수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기본적인 산술공식이다. 더불어 세월호 골든타임 7시간 박근혜의 부재는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 7시간은 국민들의 7년, 70년의 한과 눈물이 배어있는 까닭이다. 박근혜 동선이 극비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던 청와대가 궁지에 몰리자 통화내역을 들이대며 옹색한 변명을 하더니 결국 관저에서 집무했단다. 평상시 관저 집무라 하더라도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급박한 보고를 받았다면 맨발로라도 집무실로 뛰쳐나왔어야 하지 않는가, 상식의 차원을 넘어 개돼지만도 못한 이 희화적 발상과 조치를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자식도 없고 국가와 결혼했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면서 내 모든 것을 바친다는 각오로 한평생을 살아왔다.’더니 국가를 상대로 밥 먹듯 한 비리와 도적질을 또 어떤 말로 변명할 것인지, 자신의 패악은 송두리째 아랫것들에게 떠넘기고 변명과 거짓으로 합리화하는, 아니 4%의 사상초유 지지율로 그 자리를 꿰차겠다는 박근혜의 오만은 어린애가 이유 없는 어리광을 부리는 꼴이다. 정말 이 민족과 역사 앞에 더 이상 대죄를 범하지 않기를 준엄한 국민의 명령으로 경고한다. 차제에 내란이나 외환은 물론 국정농단이나 국기문란, 헌정파괴 등 중대행위는 재임 중 형사 소추할 수 있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

더 큰 문제는 국조가 최순실 등 몸통들의 대거 불참이 예상되는 맹탕 청문회라는 점이다. 여기에다 세월호 7시간동안 ‘대통령은 놀아도 된다.’는 정유섭같은 정신 넋 빠진 인간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요, 국조위원이라는 오늘날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강제구인도 못하는 국조파행을 보면서 차후 특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노파심일까,

9일 탄핵표결의 가부는 제 2의 국민혁명을 촉발하는 분수령이다. 만약 탄핵부결은 새누리 해체는 물론, 국회해산을 가져오는 엄청난 파국에 직면할 것이다. 골박이나 친∙비박의 반역은 말할 것도 없고 탄핵가결을 위한 야당의 비박 눈치 보기도 국민의 시각에서는 졸렬하다. 혹여 탄핵이 부결된다고 해도 국민들은 결코 야당을 원망하지 않는다. 민심을 외면하고 국민을 이긴 권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간곡히 부탁하건데 역사 앞에 죄인이기를 거부한다면 정략적 저울질이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국민을 믿고 국민의 뜻을 따라 한 길로 가라.

‘백만 명이 넘는 군중 속에서, 아니 백만 개가 넘는 촛불이 타오르는 그 속에서 흔적조차 찾기 힘든 작디작은 한 점으로 남을지라도 나는 오늘도 촛불을 들고 함께 외칠 것이다. 이 민족과 역사 앞에 조금이라도 덜 부끄러운 내 자신이 되기 위해……. 에이, 정말이지 시골동네 구멍가게만도 못한 이게 나라냐,’(필자의 비망록 중에서)

필자의 고향집 이웃 아줌마가 키우던 애완견이 어느 날 갑자기 죽었다. 이름이 순실이였는데 볼 때마다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선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밟힌다. 미물인 작은 짐승조차도 못된 인간보다 천 배는 낫다. 네 예쁜 이름에 먹칠한 못된 인간 순실이로 인해 상처받을 순실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ckl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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