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홈 > 뉴스라인 > 세태고발
세태고발
세태고발

5세兒 맨발로 헤매다 숨졌는데… 무심한 세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9-05 11:40 조회558회 댓글0건

본문


 

[올림픽공원 키즈카페서 사라져… 이튿날 200m밖 호수서 발견]

- 한낮인 오후 2시쯤 실종됐는데…
아이가 맨발로 나간 것만 확인, 야외 CCTV 없어 동선파악 안돼
경찰 100명 한밤 수색도 물거품
- 30차례 걸쳐 안내방송 했지만…
각종 행사·아이돌 공연에 묻혀 시민 신고 단 한 건도 접수 안돼

주말 오후 많은 인파가 몰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사라진 5세 남자 어린이가 하루 만에 실종된 곳에서 200m 떨어진 공원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공원에는 447대의 CCTV(폐쇄회로 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 어린이가 움직인 동선(動線)은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았다. 실종 당시 이 어린이는 맨발에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목걸이를 차고 있었다. 경찰과 공원 측이 수십 차례 안내 방송을 했지만 실종 신고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CCTV 447대 중 89%는 시설 내부…정작 필요한 곳엔 없어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36분쯤 올림픽공원 몽촌호수 위에서 문모(5)군이 익사체로 발견됐다. 자폐증세가 있는 문군은 전날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다른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문군이 호수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문군은 전날인 3일 오후 어머니와 함께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키즈카페에 갔다. 문군은 카페에 있던 다른 어린이들과 어울려 놀고, 문군 어머니는 다른 엄마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후 2시 45분쯤 문군 어머니는 아들이 카페 안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원 측에 '아들이 없어졌다는 안내 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15분이 지나도 아들이 발견되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방범순찰대 1개 중대 등 100여명을 동원해 이날 오후 11시 30분까지 공원 내부와 주변 지하철역까지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문군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전체 면적이 144만8000㎡(43만8000평)에 달하는 이 공원에는 447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89%인 397대가 체조경기장 같은 시설물 내부에 설치돼 있어 공원 내 안전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군의 모습이 찍힌 CCTV는 키즈카페에 설치된 단 한 대뿐이었다. 그나마 이 CCTV도 출입문에서 카페 안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후 2시 23분쯤 문군이 맨발로 뛰어나가는 장면만 찍혔다. 숨진 문군이 발견된 지점 인근에 CCTV 한 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고장으로 작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실종 아동 찾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은 야외 공연 소음에 묻혀

공원 측은 문군 어머니가 실종 사실을 확인한 3일 오후 2시 45분과 3시 5분 두 차례에 걸쳐 안내 방송을 했다. 공원 측은 또 경찰의 대대적 수색에도 문군이 발견되지 않자 오후 4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5분 간격으로 30차례에 걸쳐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당시 올림픽공원을 찾았던 시민들은 공원 안에서 열린 각종 공연과 행사 소음 때문에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문군이 실종된 키즈카페 바로 앞에 있는 '평화의 광장'에서는 서울시와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등이 주최한 행사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됐다. 오후 7시부터는 공원 안에 있는 체조경기장에서 유명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가 있었다. 이날 공원을 찾은 인근 주민 김모(52)씨는 "경찰 수십명이 돌아다니며 수색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야외 공연과 행사가 계속됐다"며 "음악 소리가 시끄러워 안내 방송이 나오는 줄도 몰랐다"고 했다.

하루 최대 3만명이 이용하는 올림픽공원에서 맨발 차림으로 혼자 돌아다니는 어린이를 보고도 아무 도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인터넷 육아커뮤니티에서는 "우리 아들도 언제 실종돼 변을 당할지 모른다"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우려와 공감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송파구 문정동에 사는 전모(여·39)씨는 "주말에 많은 시민이 찾는 공원에서 아이를 잃어버려도 제대로 된 CCTV가 없고, 주위 시민들의 도움도 못 받는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