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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일부러 수두 걸리게 하는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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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9-23 13:57 조회5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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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 주부 김모(34·광주광역시 광산구)씨는 요즘 수두(水痘·피부에 붉고 둥근 발진이 생겼다가 수포로 변하는 유행성 질환)에 걸린 아이를 수소문하고 있다. 수두에 걸린 아이를 불러 파티를 여는 '수두 파티(party)'를 통해 자기 아들에게 자연스럽게 수두를 옮기겠다는 것이다. 김씨는 영유아를 키울 때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고 자신의 면역력만으로 병을 극복해내도록 유도하는 '자연주의 육아' 신봉자다. 그는 "예방접종을 맞으면 부작용으로 아이가 발달장애와 자폐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수두는 어릴 때 걸릴수록 증상이 가벼운 데다 한번 앓고 나면 내성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면역력 강화를 중시하는 자연주의 육아법을 내세워 '수두 파티'처럼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 자연주의 육아법은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 약물(藥物) 같은 인공물(人工物)이 아이 생장에 방해된다고 본다. 이 중 일부 극단적인 사람이 예방접종 거부에 그치지 않고, 일부러 자녀에게 수두를 감염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 당국과 의료계는 "수두에 걸릴 경우 어린아이는 견디기 힘든 심한 통증과 다른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수두 파티는 서구 일부 지역에서 한때 유행했지만, 지금은 금기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수두 파티가 유행해 어린이 수두 환자가 급증하자, 호주의사협회 퀸즐랜드주 지회는 "잘못된 정보로 아이를 괴롭히는 위험한 짓"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부모는 인터넷 카페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올라온 정보를 보고 유행처럼 자녀들의 백신 접종을 거부하기도 한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이모(여·29)씨는 생후 8개월 딸에게 앞으로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명문대를 졸업한 한의사가 쓴 인터넷 카페 글에 예방접종의 부작용 사례가 많이 나와 불안했다"며 "그동안 아이에게 결핵, B형 간염, 뇌수막염, 소아마비 등 백신을 꼬박꼬박 맞혀왔는데 나중에 탈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에 태어난 아이 48만8030명이 4살이 될 때까지 예방접종 기록을 분석한 결과, 정부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은 아이가 1870명이었고, 접종 내역이 1건 이상 누락된 경우가 7만512명이었다. 2012년 신생아의 15%가량이 1회 이상 필수 백신 접종을 거른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접종 거부가 의사결정권이 없는 아동을 학대할 소지가 있는 데다, 자기 자녀를 보균자로 만들어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014년부터 '예방접종 부작용 괴담'이 퍼져 영유아 예방접종률이 떨어졌고, 그 결과 이미 퇴치 상태에 가까웠던 홍역이 14개 주에서 창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홍역 백신 주사를 맞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건강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기피에 대한 WHO의 권고'라는 보고서에서 "백신을 꺼리는 풍조로 매년 150만명의 어린이가 질병에 걸려 숨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수두와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 같은 전염병에 걸린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수두 감염자는 2006년 1만2027건에서 2015년 4만6330건으로 9년 만에 거의 4배로 늘었다. 유행성 이하선염은 같은 기간 2089건에서 2만3448건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박병주 교수는 "백신을 맞아야 하는 질병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소수가 감염돼도 순식간에 광범하게 퍼진다"며 "자연주의 육아로 병에 걸린 아이가 다른 어린이뿐 아니라 면역력이 떨어진 성인까지 병을 퍼뜨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법으로는 예방접종을 피하는 부모들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 박광숙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담당관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은 권고 사항일 뿐 의무가 아니어서 아이 부모가 거부하면 맞힐 도리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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