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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 잔 1000원' 편의점 커피, 스타벅스를 위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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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12-28 12:56 조회5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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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식사 후 커피 한 잔 마시는 데 밥값 못지않은 돈을 쓰는 게 부담이었다"며 "커피의 맛과 향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라 최근 편의점 원두커피를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판매량 따라잡은 편의점 원두커피

불황이 이어지면서 편의점 원두커피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씨유(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에 따르면 지난달 편의점 원두커피 판매량은 958만잔에 이른다. 하루 평균 32만잔.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스타벅스의 1일 평균 커피 음료 판매량과 같다. 지난해 초 세븐일레븐이 '세븐카페'를 출시하며 편의점 커피 시대를 연 지 2년도 안 돼 편의점 커피 시장이 전체 원두커피 시장(1일 300만잔 규모)의 10%를 넘어섰다.

함태영 세븐일레븐 상무는 "출시 첫 달 20개 점포에서 원두커피 판매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전체 매장의 절반 수준인 4200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올해의 판매 품목 1위도 기존의 소주를 제치고 원두커피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GS25의 '카페25'와 CU의 '카페 겟'(Cafe GET)도 판매량이 연초 대비 2~3배 늘었다.

편의점 원두커피의 원조는 장기 불황에 시달리던 일본이다. 2012년 일본 세븐일레븐이 내놓은 '100엔 커피'(약 1000원)가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패밀리마트·로손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다양한 메뉴를 출시하며 합류했다. 2013년 '닛케이 히트 상품' 순위에서는 편의점 원두커피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장기 불황에 빠지며 소비자들이 저렴한 편의점 커피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가격 무기로 커피 전문점 위협

편의점 원두커피의 무기는 '가성비'다. 3사 모두 아메리카노는 1000~1200원, 카페라테는 1500원 수준이다. 일반 커피 전문점의 경우 매장 임차료와 인테리어비, 직원 인건비까지 모두 커피 가격에 포함된다. 반면 편의점은 기존 편의점에 600만~1000만원 상당의 커피 머신을 들여놓기만 하면 된다. 이 때문에 편의점은 커피 전문점과 비슷한 수준의 원두를 사용해도 3~4배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커피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다.

편의점 원두커피 판매가 크게 늘며 특히 저가의 커피 전문점에 비상이 걸렸다. 스타벅스·폴바셋 등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5000원대인 고가 커피 브랜드의 경우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고객층을 겨냥한다. 반면 이디야·빽다방 등 저가 커피 전문점은 상대적으로 테이크아웃(포장) 커피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저가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는 한 잔에 3000원 정도지만, 편의점에 비하면 3배 정도 비싸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저가 브랜드의 경우 스타벅스처럼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도 아닌 데다 테이크아웃 고객을 주 판매층으로 한다는 점에서 편의점과 겹친다"고 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원두커피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정도"라며 "커피 전문점만이 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품질로 격차를 낼 것"이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며 편의점 원두커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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