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스포츠

'만능 키' 이명주, 슈틸리케는 또 외면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3-13 13:09 조회473회 댓글0건

본문

예상했지만, 또 외면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만능 키' 이명주(26, 알 아인)를 호출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중국(3월 23일)과 시리아(3월 28일)를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 7라운드를 치른다. 현재 3승 1무 1패(승점 10)로 1위 이란(승점 11)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중국, 시리아전에 나설 25명을 공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 경기 출전, 경기력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했지만, 애매한 점은 한둘이 아니었다. 게다가 기대를 모았던 이명주의 이름은 없었다.

미드필드는 슈틸리케호 안에서도 가장 경합이 치열한 포지션이다. 이번에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 기성용(스완지 시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한국영(알 가파라), 고명진(알 라이안), 정우영(충칭 리판), 허용준(전남 드래곤즈)이 선택을 받았다.

처음 발탁된 허용준은 이재성(전북 현대) 대체자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쭉 지켜봤고, 이재성 발탁이 어려워 뽑았다"라고 언급했다. 고명진의 승선도 반가운 소식이다. 지동원과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기성용은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됐으나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손흥민은 12일 FA컵 8강에서 밀월을 맞아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자신감을 찾았고, 대표팀에서 확실한 키플레이어다. 남태희도 계속 부름을 받았다.

문제는 한국영, 정우영이다.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했다. 기성용의 파트너였다. 포지션 상 화려함보다 묵묵함이 주된 임무다. 그러나 경기 때마다 대표팀 중원이 상대를 압도한다는 인상을 못 받았다. 특히 월드컵 최종 예선을 치르면서. 수비력이 확실한 것도, 그렇다고 공격적 재능 뛰어난 것도 아니다. 멀티 포지션을 요구하는 현대축구, 특히 미드필더가 공격력과 수비력 둘 다 겸비했다는 건 팀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다. 감독도 좋아하고 믿고 쓴다. 두 선수의 기량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이명주만이 가진 장점을 언급하기 위해서다. 본업인 미드필더부터 공격수, 수비수까지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 그를 지도한 황선홍 감독은 "축구 지능이 상당히 뛰어나다. 이해력이 빠르고 볼을 잘 찬다"고 평가했다.

0000047287_002_20170313130223922.jpg?typ<이명주는 과거 포항 시절부터 대표팀 입성 후에도 공격과 미드필드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완벽히 소화했다. 활동량, 패스, 슈팅, 연계, 조율, 배후 침투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지난해 말 이명주는 알 아인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찾았다. 전북 현대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1차전을 치르기 위해서다. 모든 축구팬이 지켜본 가운데, 이명주는 단연 으뜸이었다. 중원을 휩쓸었다. 양 팀 중 가장 눈에 띄었다. 2차전에서는 득점포를 가동하며 전북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번 시즌 알 아인에서 리그 20경기에 출전 중이다. 골은 없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꾸준히 나서고 있다. 이처럼 모든 조건을 충족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여전히 쳐다도 안 본다. 심지어 예비엔트리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이명주는 2015 호주 아시안컵 이후 태극마크와 멀어졌다. 측근에 따르면 "워낙 내색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 본인이 아시안컵 때 앞으로 대표팀에 못 올 거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축구선수로서 대표팀 입성은 엄청난 영광이다.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본인 능력으로 넘을 수 없는 무언가를 깨달은 건 아닐까. 체념하고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선택은 감독의 몫이고, 팀에 필요한 선수를 선발하는 게 맞다. 중요한 건 이명주는 다 갖췄지만, 늘 이런 식이다.

0000047287_003_20170313130223946.jpg?typ

이명주는 지난 2012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그해 신인상을 받았다. 2012년 FA컵 우승에 기여했다. 2013년에는 시즌 베스트 미드필더에 선정, MVP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포항의 전인미답 '더블(2013 K리그 클래식, FA컵)'의 주역이다. 2014년에는 전반기 11경기를 뛰면서 5골 9도움, K리그 역대 최다인 10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채 3년을 안 뛰고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런 활약에도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탈락하며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다. 이후 보란 듯이 이적료 '50억'을 기록,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기복 없이 매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내년이면 군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벌써 눈독 들이는 팀이 많다. 그때 가서 대표팀 재입성이 가능할까. 미지수다.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