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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축구인생 대반전드라마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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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11-10 10:07 조회5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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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방출된 순간이 떠올랐을까. 아니면 만리타국 크로아티아로 무작정 떠나 파란만장한 도전을 펼친 그때가 주마등처럼 스쳤을까.

제주 유나이티드 왼쪽 풀백 정운(27)은 지난 8일 2016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랐다. 기대는 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상을 타게 된 게 믿기지 않는 듯했다. 무대에 올라가 수상 소감을 말하는 그의 눈은 붉어있었다. 정운은 “기뻐할 부모님께 감사하고 고생한 와이프에 감사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감회를 전했다.

K리그 방출생 정운은 4년 만에 K리그 최고 풀백으로 인정받고 인생역전을 이뤄냈다. 정운은 9일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수상 소식을 듣고 다들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 저녁에 함께 소중한 시간을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울산 토박이 정운은 울산 현대의 유스팀 현대중-현대고를 졸업한 뒤 명지대를 거쳐 2012년에 울산에 입단했다. 꿈에 그린 연고 프로팀의 입단은 그에게 쓰린 상처만 남겼다. 정운은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그해에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정운은 “2군리그(R리그)에서도 후반 10분 남기고 교체로 뛸 정도로 기회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당시 쟁쟁한 스쿼드에서 그가 뛸 자리는 없었다.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은 정운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축구를 계속 하고 싶어 에이전트를 수소문해서 직접 찾아다녔고, 가까스로 크로아티아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테스트 끝에 둥지를 튼 크로아티아 이스트라1961에서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폭발시켰다. 부지런하고 왕성한 활동량과 왼발 크로스 능력을 인정받으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소속팀 감독의 신뢰 속에 안정된 경기력을 자랑한 그는 리그 최고 왼쪽 풀백 중 한 명으로 자리했다.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에서 그의 귀화를 검토할 만큼 인정을 받았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을 버린 K리그에서 새롭게 도전하기로 했다. 그를 데려온 조성환 수석코치의 믿음 속에 정운은 4년 전 자신에게 큰 산과 같았던 K리그 무대에 연착륙했다. 시즌 초반부터 다부진 수비와 공격 가담 능력으로 입지를 굳혔다. 왼쪽 풀백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1골·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살림꾼으로 활약했다. 결국 그는 K리그 시상식에서 박원재(전북)·김치우(서울) 등 전 국가대표를 물리치고 올 시즌 리그 최고 왼쪽 풀백으로 우뚝 섰다.

정운은 “4년 전을 떠올리면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려운 시간을 함께 해준 아내에게 특히 고맙다”고 했다. 정운의 아내는 2년간 크로아티아 생활을 함께 하며 낯선 땅에서 그를 뒷바라지했다. 정운은 “이번 달에는 첫 아이가 태어난다”며 “올 해는 정말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노력해서 국가대표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시련 앞에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정운의 도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한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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