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연예

‘덩케르크’ 단 1초도 숨 쉴 수 없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7-19 13:33 조회397회 댓글0건

본문


러닝타임 106분 내내 목을 매만지고 있었다. IMAX 스크린에 펼쳐진 압도적인 스케일과 전쟁으로 인한 황폐한 공기에 순간순간 호흡 곤란이 왔기 때문이다. 대사는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쉽사리 헤어나올 수 없었다. 영화 <덩케르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가 부린 마법이었다. 

‘스크린의 음울한 마법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신작 <덩케르크>로 돌아왔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을 보유한 놀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솜씨를 제대로 발휘했다. 전작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 <배트맨 비긴즈> <인셉션>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음울한 매력이 한껏 살아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기괴한 상상력 대신 실화의 힘을 빌렸다. 더불어 놀란 감독은 실화 영화에도 놀라운 재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 탈출 작전을 그린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1300여 명의 배우 출연, 실제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 20여 척과 스핏파이어 전투기 동원,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촬영 등으로 작품의 웅장한 스케일을 완성했다.
<덩케르크>는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를 차분하게 바라본다. 전쟁 전 행복했던 시절과 비교하며 신파에 빠지는 여타 전쟁영화와 달리 상황 자체에만 집중해 사실성을 더한다. 관객에 흡사 전쟁을 체험하는 듯한 공포마저 전달한다.

공간이 지닌 속도감에 따라 시간을 배분한 놀란 감독의 계산도 빛을 발한다. 영국군과 연합군이 고립된 덩케르크의 일주일, 이들을 구하러 나선 선박들의 해상 일기는 하루, 전투기가 가로지르는 상공 에피소드는 1시간으로 설정, 교차 편집하며 하나의 접점으로 모여드는 구조는 보는 이가 무릎을 탁 칠 만큼 기가 막히다.

영화가 던지는 ‘화합’이란 메시지도 감동을 준다. 극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국적·나이 상관없이 서로 손을 잡는 병사들의 얘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특히 상반된 상황에 처한 두 인물의 표정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다. 가슴에 긴 여운을 남긴다.

놀란 감독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면, 귀는 음악 감독인 한스 짐머의 몫이었다. 이미 전작들에서 놀란 감독과 합을 맞춘 그는 자신만의 장중한 사운드로 작품의 몰입력을 극대화한다. 음악만으로도 가슴이 쿵쾅거리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오는 20일 대개봉.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