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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휴일', 임창정이 아까운 시대착오적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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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요시사신문 작성일17-08-28 12:59 조회4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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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하기 짝이 없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그럴싸한 코미디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영화 '로마의 휴일'(이덕희 감독)이 증명했다.

지난 24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로마의 휴일'은 '웃다가 울리는', 전형적인 한국형 코미디를 '지향'한 영화다. 하지만 이것이 그저 '지향'에 머물고만 것은 이도저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한국형 코미디도 좋은 작품이 많다. '과속스캔들'이라던가 '7번방의 선물' 같은 영화들이 대표적인데, 비평적으로는 이견이 있을지라도 확실하게 웃음과 감동의 포인트를 잘 잡아낸 작품들이다.

하지만 '로마의 휴일'의 경우, 관객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웃어야할 곳도, 울어야 할 곳도 좀처럼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허술한 설정 위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올려 놓고 어떻게든 웃기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고 한 듯하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삼총사가 총기를 구입해 현금 수송 차량을 턴다. 수억을 챙긴 이들은 돈을 얻자마자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는데, 도망갈 곳을 찾다 결국 인천 지역 나이트 클럽 로마의 휴일을 점령하고 손님들을 인질로 잡는다. 나이트클럽 안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된 이들은 불공정 계약을 강요당한 무희의 계약서를 찢어버리고, '조폭' 사장의 폭력에 시달리던 직원을 클럽 안 사람들의 우두머리로 세우는 등 인질로 잡힌 사람들 위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사람들은 점차 적응해 간다.

설정 자체는 가능한 것일 수 있으나,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매우 허술하다. 경찰부터 시작해 특수부대까지 동원된 진압 인력들이 아무리 무장강도라 해도 어떻게 며칠간 어리바리한 세 명의 도둑들을 잡지 못하는지 의문이다. 더 나아가 경찰은 피자나 치킨, 소고기 등을 주문하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심지어 놀이공원에 가고 싶어하는 도둑들을 몰래 데리고 가기까지 한다. 수십명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도 말이다.

영화 속에서 웃으라고 보여주는 듯한 말장난이나 슬랩스틱 등은 하나같이 식상하다. 철 지난 '조폭 유머'를 비롯해 진기주(공형진 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의미 없는 '바보 유머'에서 속 시원한 웃음을 찾기는 힘들다. 코미디 영화는 개인기가 아닌 상황 속에서 웃음을 줘야 하는데, 영화가 제시하는 상황들은 유치하고 심심하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고 감동을 주는 데는 성공했느냐 하면, 그렇다고 할 수도 없다. 드라마가 코미디보다는 더 낫지만, 고아원 출신의 설움, 해외로 입양간 동생과의 재회 등의 소재가 너무나 낯익고 평범하다. 명절 특집 드라마에서나 볼만한 이야기다. 그나마도 강인한(임창정 분)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 진기주, 정두만(정상훈 분)의 이야기는 빠져있다.

임창정과 공형진, 정상훈 등 배우들의 조합은 관객들의 기대를 끌어올릴만 하다. 이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배우들이 있다고 해도 견고한 설정과 치밀한 각본이 없다면 코미디 영화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는 힘들다. '로마의 휴일'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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