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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부럽지 않네, 서퍼들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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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7-21 14:31 조회1,0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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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서프로드… 먹고 마시고 서핑하라

양양의 경리단길
비키니·선글라스 차림… 길 따라 쭉 늘어선 펍, 노상 테이블서 맥주도

달라진 해안지도
3~4년 전 서퍼들 몰려… "수심 얕고 파도 약해 입문자에게 안전한 편"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상반신을 탈의한 서프 팬츠 차림 남성들이 맨발로 도로를 횡단한다. 바닷물을 흠뻑 머금은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질끈 묶곤 젖은 몸으로 펍(pub)에 들어가 맥주 한잔 벌컥벌컥 들이켠다. 비키니 차림으로 대로변 노상 테이블에 앉아 '피맥'(피자와 맥주)을 즐기는 여성, 선글라스 끼고 황금빛 털의 커다란 개 레트리버와 함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줄지어 늘어선 펍과 서프 숍에선 신나는 클럽 음악이 흘러나오고, 푸른 바다 위 서퍼들은 파도와 몸을 엉기며 사랑에 빠지는 이곳, 강원도 양양 죽도(竹島) 해변이다.

서프 숍 40여 개 몰린 '한국의 와이키키'

'서퍼들의 천국' 하와이 와이키키에 비할 건 아니지만 강원도, 그중에서도 양양 죽도 해변 일대는 부산, 제주와 함께 국내 서퍼들의 성지(聖地)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이나 제주보다 가까이 있어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 지난달 30일 서울~양양 고속도로인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돼 요즘엔 이른 아침에 서울에서 양양 바다로 '출근'해 서핑을 즐긴 후 저녁에 다시 서울로 '퇴근'하는 젊은 층도 꽤 있다. 양양 현남면 죽도 해변은 '양양의 경리단길' '양양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며 양양 서프 로드의 중심에 있다.

죽도·동산항·인구 해변 인근 주민들 말에 따르면 죽도 일대는 2000년대 말까지만 해도 그저 조용한 어촌이었다. 주민들이 운영하던 아담한 해수욕장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이었다. '죽도식당'의 김정숙(65)씨는 "14년 전 식당을 인수했을 때만 해도 마을 내 상업 시설이라곤 '인구반점' '서울식당' '영광슈퍼'와 지금은 '황금성'으로 바뀐 '선일식당' 등 대여섯개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용한 어촌마을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 건 2009년 죽도 해변과 나란히 이어진 동산항 해변에 서프 숍 '블루코스트'가 들어서고부터다. 서퍼들 사이에서 '양양 서핑 스쿨의 개척자'로 불리는 정형섭(48) 블루코스트 대표는 "서프 숍을 처음 열 당시만 해도 죽도, 동산항, 인구 해변 등은 지도에 따라 표기가 아예 안 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 일대 해안 문화 지도가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는 3~4년 전쯤이다. 죽도부터 동산항 해수욕장까지 곡선형 해변을 마주하고 서프 숍이 하나 둘 문 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서퍼들이 한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 맥주를 판매하는 펍과 게스트하우스들이 뒤이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현재 강원도 서프 숍 60여 개 중 40여 개가 양양에 있고, 절반 이상이 죽도 주변인 죽도·동산항·인구 해변에 있다.

양양뿐만 아니라 최북단인 고성부터 그 아래 속초, 주문진까지 강원도에서 서퍼들이 즐겨 찾는 해변들은 여러곳 있다. 전문 서퍼들은 그중에서도 죽도해변을 "다른 곳에 비해 물이 깊지 않고, 파도도 세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게 서핑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꼽는다.

수제 버거, 태국 요리… 골목마다 스며든 이국의 맛

현남면 '인구중앙길'을 따라 서프 숍과 맛집을 탐방하는 건 서퍼가 아닌 일반 여행객들에게도 양양 여행의 인기 코스가 되고 있다. 인구중앙길 왕복 2차로를 사이에 두고 죽도 해변 진입로가 있는 양양죽도오토캠핑장 주차장 주변이 맛집과 서프 숍들이 몰려 있는 번화가다.

양양죽도오토캠핑장 주차장과 마주 보고 있는 수제버거·맥줏집 '파머스키친', '피맥' 맛집 '양양 케미스트리' 등은 죽도 해변을 이국적 풍경으로 바꿔놓은 대표 맛집들. 지금은 인구중앙길 외에도 '인구길'과 '새나루길' '인구항길' 등 골목길로도 맛집이 속속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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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너 달 사이 현남면사무소 방향에 있는 펍 '스톤피쉬' 삼거리를 중심으로 태국음식 전문점 '하이타이드' '서퍼스 파라다이스' '레트로션' '선인장' 등 새 맛집과 이색 공간도 문을 열었다. 이주민들은 "양양군에서 지난해 10월 죽도 해변을 '제1의 서프시티'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동네가 더욱 들썩이고 있다"고 했다.

주로 판매하는 메뉴는 간편하게 먹을 만한 햄버거, 샌드위치, 컵밥(박스밥) 등 '서퍼 식(食)'. 대부분 인테리어도 창문을 활짝 열고 펍 앞에 간이 의자나 서프 보드를 활용한 테이블에 놓아 서퍼들이 자유롭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도록 꾸몄다.

대단한 요리 전문가들이 차린 맛집보다는 이곳에 자리 잡은 서퍼가 음식을 직접 배워 차린 곳이 많다. 음식점 주인 중에는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출신, 현직 서프 강사로 활동하는 이들도 꽤 있다. 서퍼가 운영하는 일부 맛집은 서핑 대회 참가 등 주인 사정에 따라 탄력 운영하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곤 문을 닫기도 한다.

◆ 파도 소리 들으며 '피맥' 타임… 일본·태국 식당서 이국의 맛 즐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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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스키친: 붉은색 지붕의 옛날식 단층집을 개조한 내부에선 두툼한 수제버거를 판매한다. 파인애플을 구워 넣은 하와이언버거(8000원)를 비롯해 아보카도버거(9000원), 치즈버거(7000원), 에그 베이컨 치즈버거(1만원) 등이 인기 메뉴다. 버거에 감자 또는 어니언링, 음료 또는 맥주를 선택해 세트(4000원 추가)로도 맛볼 수 있다. 단, 줄 서서 대기하는 건 기본, 오후 4~6시는 브레이크 타임이며 재료 소진 시 일찍 문 닫을 수 있다. (033)671-0955

양양케미스트리: 서울 경리단길 '남산 케미스트리'의 양양 죽도해변 버전. '피맥'을 즐길 수 있는 펍. 15종의 수제 맥주와 '별모양'의 이색 피자가 있다. 1층엔 야외석이 있고 2층은 바다 전망이다. 010-2913-2545

서프독 죽도해변점: '1인 1독', 한 명이 한 개의 큰 핫도그를 먹게 하는 핫도그 맛집. 서프독(5000원), 불독(6000원), 치즈독(6000원), 하와이언독(6000원)은 탄산음료, 에이드, 생맥주를 추가해 '콤보 세트'(8000~1만원)로도 판매. 치즈가루와 치즈 듬뿍 뿌려 먹으면서도 칼로리를 생각하게 하는 '마약 감자'(7000원)도 맛보자. (033)673-4376

준식당: 갈비플래터와 자몽토닉 등 칵테일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 트레일러 캠핑카가 주점 안에 들어서 있다. 010-4372-7209

'죽도' 부근 '새나루길' 라인

알로하웨이브: 바다가 보이는 식당 겸 펍. 하와이풍 인테리어로 꾸민 내부도 좋지만, 파도 소리 들리는 야외석은 밤낮으로 인기다. 010-7917-7171

나뽕남: 크림짬뽕(9000원), 갈릭피자(1만원)와 함께 매운 단계를 선택해 먹을 수 있는 불짬뽕(8000원)을 많이 먹는다. 그릴에 구운 듯 불맛이 나는 크림짬뽕과 불짬뽕을 주문해 나눠 먹는 사람이 많다. 불짬뽕 먹다 매우면 크림짬뽕으로 달래는 식. 불짬뽕 1단계는 순하니 매운 맛을 원한다면 2~3단계에 도전해볼 것. 하루 100인분만 한정 판매하기 때문에 성수기엔 평일 일찍 가야 '순위권' 안에 들 수 있다. 070-8847-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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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길' 라인

레트로션: 레트로 게임기와 책이 있는 공간. 옛날 오락실처럼 나란히 앉아 레트로 게임을 즐기는 키덜트들이 즐겨 찾는다. (033)672-6317

서퍼스 파라다이스: '맥주' 일색인 거리에 야심 차게 커피와 디저트를 주인공으로 한 카페. 하와이풍 펍 사이에서 간결하고 단순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010-8569-2356

'현남면사무소' 부근 '인구중앙길' 라인

하이타이드: 태국 음식으로 뜨고 있는 맛집. 문을 연 지 이제 두 달 됐지만, 근처에 태국 음식점이 없어 속초나 강릉, 주문진에서도 일부러 먹으러 오는 이도 많단다. 메뉴는 다양하지 않지만 태국의 대표 음식인 �얌꿍(1만원)과 팟타이(1만1000원)는 가격 대비 만족스럽다. "향신료부터 해산물까지 모두 태국산만 써 태국 현지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주인 강기운(40)씨의 말. 010-4185-0779

스톤피쉬: 죽도해변 이주민들이 즐겨 찾는 펍. 삼거리 코너에 자리 잡아 펍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게 재미있다. 070-4193-9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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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푸드박스: 그릴드 치즈 토스트, 채소·베이컨·칠리새우·소고기 볶음밥 등을 넣은 박스밥(6000원부터)을 판매한다. 세트 메뉴를 구입해 해변에서 먹는 사람이 많다. (033)672-6522

서울식당: 죽도식당과 함께 오래된 맛집으로 꼽히는 곳. 가정식 백반을 주문하면 7~8가지 반찬이 나오는데 주민들 사이에서 "반찬이 맛있다"고 소문나 있다. "국내산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그때그때 채소를 사다 반찬을 만드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는 게 주인의 말. (033)671-7667


'인구해변' 부근 '인구항길'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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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오토: 일본에 살다 4년 전 서핑 좋아하는 남편 따라 이곳에 정착한 일본인 유키에(45)씨가 일본 가정식을 만들어 낸다. 걸쭉하고 진한 맛의 카레라이스(8000원), 돈가스덮밥인 가츠돈(9000원), 돼지고기덮밥인 부타돈(8000원), 밥 위에 체다 치즈·고기·채소를 넣은 타코라이스(1만원) 등을 유키에씨가 일본에서 해먹던 방식 그대로 맛볼 수 있다. 010-2189-9522

닌베: 일본인 닌베씨가 만들어주는 밀크빙수·녹차빙수(1만원)가 맛있다. 토핑이 별도로 나와 토핑 양과 맛을 조절해가며 먹을 수 있다. 허니 미숫가루 쉐이크(5000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010-2897-7525

매운여자 인 벙커: 동대문 도매시장 상인들에게 매운맛집으로 유명한 신당동 '매운여자'의 양양분점.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해 '인 벙커'를 붙였단다. "신당동에선 닭발이, 양양에선 해물쫄쫄이(2만5000원)가 잘 나간다"고. 010-9294-1809

기막힌 닭:
가정집을 개조한 찜닭 등 닭요리 맛집. 010-4731-9909

'동산항해수욕장' 부근 '동산큰길' 라인

잠수부횟집: 잠수부 임창렬씨가 운영하는 횟집. 해산물이 싱싱하기로 유명하다. 지금 가면 쥐치회(1kg 7만원)와 물회(1인분 1만5000원)를 맛볼 수 있다. (033)671-9855

◆ 죽도 서프로드 Tip

장비 대여 및 서핑 강습 서프 숍에서 장비 대여와 서핑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서핑은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국제서핑협회(ISA) 공인 지도사 자격증을 소지한 강사들에게 배우는 게 안심이다. 강습료는 장비 대여 포함 1인 8만원 선.

숙박 게스트하우스는 1박에 1인 2만원 선. 대부분의 서프 숍과 음식점에서 게스트하우스를 동시 운영한다.

죽도해수욕장엔 양양죽도오토캠핑장(010-2434-9737)이, 이어진 동산항해수욕장엔 양양동산서프캠핑장이 있다. 바다 전망의 사이트들이다. 운이 좋다면 당일 선착순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야영장 사이트는 성수기 1박 5만5000원~6만원(전기세, 샤워장 이용 포함)이다.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올림픽대로~서울춘천고속도로~동홍천양양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하조대IC교차로~동해대로~시변리삼거리~새나루길

―대중 교통: 죽도해변과 가장 가까운 시외버스 정류장은 ‘인구건민약국’ 앞이다.서울 광진구 동서울종합터미널을 오가는 버스가 하루 네 차례 있다. 인근 주문진 고속버스종합터미널에선 서울 서초구 서울남부터미널을 오가는 버스가 하루 7차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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