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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과의 7년 여정 마무리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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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9-05 12:17 조회7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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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10대엔 지겹던 베토벤, 20대의 전부가 됐네요” 

                        

ⓒ 마틴 제니첸

“처음에는 베토벤이 재미없고 지겨웠죠.” 적어도 예원학교에 다니던 시절까지는 그랬다. 걸핏하면 선생님들이 숙제로 내줬던 데다 입시 지정곡에도 빠지지 않았던 베토벤의 곡은 영 어렵기만 하고 마음이 가지 않는 음악이었다. 그토록 완고했던 거부감이 흔들린 것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하면서다. “아바도가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만났죠. 에밀 길렐스, 알프레트 브렌델, 클라우디오 아라우가 연주한 소나타를 들으면서 베토벤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감각적으로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구조의 완벽함, 끊임없이 노력해야 마침내 다다를 수 있는 어떤 경지를 품은 음악이었어요.” 

피아니스트 김선욱(28)이 베토벤과의 기나긴 여정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다. 2009년 협주곡 전곡을 시작으로, 2012~2013년 소나타 전곡 연주, 지난해에는 첼로 소나타 전곡을 연주해낸 그가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디아벨리 변주곡’을 연주한다. 20대의 대부분을 집중해온 베토벤과의 마지막 방점인 셈이다. 지난 12일 만난 그는 “지난 7년간 베토벤을 연주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토벤과의 동행이 아주 끝난 것은 아니죠. 죽기 전까지 베토벤을 연주할 겁니다. 200년 전의 음악가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통해 치유받고 용기를 얻어요. ‘디아벨리 변주곡’은 베토벤의 음악 중에서도 하드 코어로, 연주자에게도 어렵지만 청중에게도 편하지 않죠. 전 그런 음악을 연주하는 게 좋아요. 음악회는 쇼가 아니니까요. 청중이 쇼보다는 위대한 작품을 만나면 좋겠어요.” 

그는 스스로를 “갈 길이 먼 연주자”라고 했다. “그동안 베토벤에 집중해왔지만 그렇다고 베토벤 스페셜리스트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요즘 가장 흥미를 느끼는 작업은 그동안 연주하지 않았던 곡들을 공부하고 연습하는 것”이라고 했다. 바르토크의 소나타, 야나체크의 독주곡들, 리스트의 ‘순례의 해’, 또 드뷔시의 피아노 소품들을 줄줄이 거론했다. 

또 하나 마음에 품고 있는 음악가는 슈베르트다. 이번 연주회에서도 연주시간 1시간에 달하는 ‘디아벨리 변주곡’ 외에 40여분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곡인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8번 G장조(D.894)를 함께 연주한다. 그는 “30대에 접어들면 슈베르트의 소나타 전곡(21곡)을 연주할 예정”이라며 “그런데 베토벤과 슈베르트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했다. 

“베토벤의 음악은 철두철미한 계산 속에서 나온 구조적인 음악이죠. 연주자는 그만큼 긴장하고, 깊숙이 파고들면서 공부해야 하기에 베토벤을 연주하고 나면 어떤 짜릿한 성취감을 느껴요. 반면에 슈베르트의 음악은 멜로디가 자연스럽고 본능적이에요. 순식간에 써내려간, 인위적이지 않은 음악이죠. 어깨와 손가락의 힘을 빼고, 본능적인 이끌림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게 중요합니다.” 

김선욱은 “베토벤은 누구보다 자존심 강했던 예술가, 불멸의 역작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사람”이라며 “베토벤의 음악적 역량에 미치지 못했던 슈베르트는 베토벤을 향한 존경심과 열등감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고 평했다. 그렇지만 서른 한 살로 세상을 떠난 슈베르트가 지상에 남겨놓은 선율의 아름다움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김선욱은 “슈베르트 음악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 노래(선율)에 있는데, 나는 정말로 노래를 못하고, 노래방 가는 걸 끔찍이 싫어하는 음치”라며 인터뷰 도중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연주회는 예술의전당에 앞서 15일 평촌아트홀, 16일 고양아람누리에서도 열린다. 김선욱은 최근 마크 엘더가 지휘하는 할레오케스트라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2번을 녹음했고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11월에는 국내에서 베이스 연광철과 독일 가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7142118005&code=960313#csidxb95d1ca4e53fcb4862dbd80f8343d6e onebyone.gif?action_id=b95d1ca4e53fcb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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